존경하고 사랑하는 아시아법연구소 회원 및 후원자 여러분 !
그동안 두루 평안하신지요?
저는 2004년 아시아법연구소를 설립하여 초대 소장으로 동 연구소를 섬기다가,   국가의 부름을 받아 2006년 3월부터 2년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우리나라 시장경제의 선진화를 위하여 노력하다가 대학으로 돌아 온 권오승 교수입니다.

제 2대 소장으로 우리 연구소를 섬겨 오던 서헌제 교수가 이번 학기부터 안식년을 맞이하여 연구소의  소장직을 사임함에 따라, 제가 다시 아시아법연구소의 제 3대 소장직을 맞게 되었습니다. 서헌제 소장은 그동안 우리 연구소를 성심껏 섬겨 왔으며, 특히 베트남법의 연구에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서헌제 소장을 비롯하여 그동안 우리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시고 후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년전 우리 연구소가 창립될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법’이라는 용어 자체가 매우 생소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국내에서는 아시아법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었으며,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법과 제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비단 법률전문가들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널리 기업인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교류와 협력이 크게 증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 나가서 활동하는 기업이나 시민들이 그들의 기업 활동이나 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의 법률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체재국의 법과 제도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사정은 우리나라에 들어 와 있는 외국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 아시아 여러 나라에 나가서 그 나라의 법과 제도를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의 수도 많이 늘어났고, 국내에 들어와서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공부하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학생들의 수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 나가서 활동하고 있는 법률가들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아시아 여러 나라의 법과 제도에 대한 관심은 크게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법에 대한 정보나 연구성과는 아주 미흡한 실정입니다. 저는 아시아 각국의 교류와 협력을 저해하는 이러한 간격을 메우는 것이 우리 연구소가 담당해야 할 제 1차적인 과제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소는 아시아 각국의 법과 제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여 데이터 베이스(data base)를 구축함으로써,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들 가운데는 아직 법과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아서, 법과 제도에 관한 정보 수집 그자체가 매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에 이러한 나라들이 그들의 법제를 정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시아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법제의 정비를 돕기 위하여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이나 협력을 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로 어려웠던 문제는 언어의 장벽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시아 각국의 법과 제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나라의 언어에 정통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한 전문가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우리나라에 유학 와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아시아 각국에 나가 있는 유학생들이나 법률가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자 합니다.

세 번째로 어려웠던 문제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데, 우리는 거기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시아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후원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금의 확보도 훨씬 더 수월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꿈에 비하여 현실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출범 당시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우리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힘을 합하여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게 되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의 꿈이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아시아법연구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또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뜨거운 격려와 따뜻한 성원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9월
                              사단법인 아시아법연구소 소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권 오 승